리틀 몬스터 : 빅 혐오 몬스터
가로로 두 칸, 세로로 네 칸으로 구성된 크고 튼튼한 흰 책장은 이사하며 모로 누워 훌륭한 TV장이 되어 주었다. 책장의 오른쪽 가장자리에는 커다란 뿔을 가지처럼 펼친 사슴이 들어 있는 둥근 무드등과 손바닥만 한 크기로 재현된 모닥불이 있다. 그 위의 벽에 튀어나와 있는 보일러 조절 장치와 전등 스위치를 올라서면 매달의 날짜가 세로로 나열된 한 장짜리 달력이 아슬아슬하게 붙어 있다. 영화 기록만을 위한 달력이다. 날짜 옆에 제목을 적고, 날짜 위에는 장르마다 다른 색의 원형 스티커를 붙였다. 영화관 출입보다 집에서 영화를 트는 일이 더 잦은 최근에는 영화를 함께 본 사람에게 “이름 적어 줘.”하고 부탁하는 게 새로운 습관이자 취미가 되었다. 미루었다가는 2월 28일에 멈추어 버린 다이어리처럼 순식간에 잊..
감상/영상
2021. 2. 22. 21:52