죽으려고 살기/를 그만두었다
어떤 날은 유명한 영화의 주인공처럼 삶을 두 번 세 번씩 사는 사람의 기분이 든다. 주로 좋은 날들보다 나쁜 날에 들곤 하는 기분이다. 어딘가에서 맛본 적 있는 불편함이나 모멸감을 새롭게 삼켜야 하는 날, 익히 보거나 들은 적 있는 불행이 내 몫으로도 뚝 떼어져 눈앞에 내밀어지는 날, 소화되지 않은 그런 날들이 가까운 주변에서 또다시 반복되는 걸 보고 듣게 되는 날. 책의 1부 혼자되기에서 읽은 날들도 그랬다. 보고, 듣고, 겪었던 일들과 아주 닮은 순간들이 많았고, 체험하지 않은 일들도 살았던 날처럼 이해할 수 있었다. 세세한 장면들은 무수히 다르겠으나 딸이 겪는 가족의 풍경이 비슷한 까닭이고, 역사가 딸을 다루어 온 방식이 유사한 탓이다. 82년생 김지영과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을 가리켜 허구나 과민한..
감상/활자
2021. 3. 25. 13:47